티스토리 뷰
목차
자영업을 하는A씨는 친구인 B씨에게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B씨는 당초 약속했던 기한이 지나도록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A씨는 소송을 통해 법원 판결을 받아 B씨 소유 부동산에 강제집행하려 했다.
하지만 소송을 하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뿐만 아니라 만약 그 사이에 B씨가 보유 부동산을 팔아치운다면 A씨가 설사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사실상 돈을 돌려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가압류'다. 돈을 받아야 하는 A씨의 입장에선 돈을 돌려받기 위해 가압류 제도를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
하지만 B씨 입장은 다르다. B씨는 "그동안 이자도 꼬박꼬박 건냈고 원금 상황도 1년 더 연기해주기로 A씨와 구두 협의가 돼 있었다"면서 "A씨가 사업 상 무리한 요구를 해와 이를 거절했더니 내 땅에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압류는 종종 상대방을 괴롭히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가압류 여부는 보통 재판에서 서류만 보고 결정된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A씨가 부동산에 가압류를 걸면 B씨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부동산을 팔 수도 없게 된다. 때문에 가압류 자체만으로도 당하는 B씨 입장에선 상당한 고통이 된다.
그렇다면 B씨는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가압류를 당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가압류를 당했을 때 대응방법으로는 ▶해방공탁 ▶이의신청 ▶제소명령 신청 ▶취소 신청 등이 있다.
가처분을 당했을 때도 동일한 방법으로 대처한다.
∎해방공탁
가압류를 푸는 방법으로는 가압류 결정문에 나와 있는 금액을법원에 공탁하는 방법이 있다. 법조계에선 이를 ‘가압류 해방공탁’이라고 부른다.
· 해방공탁은 인근 법원에 해도 된다. 하지만 가압류발령법원에서 하는 것이 편리하다. 공탁서는 가압류발령법원에 제출해야 가압류집행취소신청이 되기 때문이다.
· 법원이 가압류 명령을 할 때는 가압류 집행을 정지시키거나 집행한 가압류를 취소시키기 위해 채무자가 공탁할 금액을 적어야 한다.
· 이에 따라 ‘청구금액’에 명시된 돈을 법원에 공탁하고, 가압류 집행취소 신청을 하면 법원은 가압류 집행을 취소하게 된다.
· 하지만 해방공탁으로 가압류 집행이 취소되더라도 가압류 명령 그 자체의 효력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한다.
· 특히 해방공탁을 통해 가압류를 풀려면 그만큼의 공탁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면 해방공탁을 활용하기 어렵다.
∎ 취소신청
가압류를 푸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가압류 결정에 대한 취소신청을 고려할 만하다. 가압류 취소신청은 가압류 결정 자체는 유효하지만 이후 가압류를 유지할 수 없는 일정한 사유가 발생했다는 것을 전체로 신청할 수 있다.
민사집행법에서 정하는 가압류 취소 사유는 다음 3가지다.
1. 가압류 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
· 가압류 사유 소멸이나 상황 변동 등 사정변경을 이유로 하는 가압류 취소의 대표적인 사유로는 가압류 이후에 채무자가 돈을 갚은 경우다.
· 상계나 소멸시효 완성 등에 의해 피보전권리(가압류에 의해 보호되는 채권자의 권리)가 소멸되거나 변경된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2.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 법원에 별도의 담보를 제공하고 가압류 취소를 신청해 가압류 자체를 취소시키는 방법이다.
·이 경우 취소 신청서에 ‘신청인에게 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압류결정을 취소하여 줄 것을 신청합니다’라는 식으로 적으면 된다.
3.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때
· 문자 그대로 가압류 집행 후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3년이 지나면 가압류를 취소시킬 수 있다.
·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제기해도 가압류 취소를 배제하는 효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채무자는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
가압류 결정 자체가 부당하고 생각되면 가압류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이미 이뤄진 가압류 집행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한다.
· 가압류에 대한 이의신청은 가압류 결정을 한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 이 경우 만약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이 1심에서는 기각됐지만, 항고심에서 가압류 결정이 이뤄졌다면 항고심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 이의신청 사유에 대해선 아무런 제한이 없다.
· 가압류 이의신청에 대해 법원에서는 가압류의 전부나 일부를 인가·변경 또는 취소할 수 있다
· 그런데 이의신청에 의해 가압류 결정이 취소되더라도 가압류 집행의 효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때문에 채무자는 이를 막기 위해 가압류 취소 결정정본을 집행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 제소명령 신청
간혹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단지 고통을 주기 위해 가압류를 신청하고, 정작 본안소송은 제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다. 제소명령 신청은 바로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 제소명령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채무자는 제소기간이 지났을 경우 가압류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 제소명령 신청을 통한 가압류 취소는 ‘가압류 → 제소명령 신청 → 법원의 제소명령 → 제소기간 도과 → 가압류 취소 신청 → 법원의 가압류 취소 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 나가는 말
가압류를 당했을 때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은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달리 해야 한다.
가압류를 넣은 채권자와 합의해 가압류를 푸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르다. 하지만 이런 해결이 어려우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서 대처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4가지 방법은 가압류에 대한 대처 방법이지만, 대부분 ‘가처분’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