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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전설적인 포크송 가수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년 동안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배출에 힘썼던 김민기가, 지병인 위암이 악화돼 합병증으로 고생하다가 향년 73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위암 합병증이 어떤 형태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지에 대해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씨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위암으로 투병하다 증세가 악화해 21일 밤 8시 26분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는 2021년 건강 검진을 통해 위암 발병을 확인하고 1차 항암 치료를 받고 병세가 일시적으로 호전돼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위암이 간암 4기로 전이돼 병원에서 다시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때 암 치료를 위해 신약을 썼지만, 증상은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위암 합병증인 폐렴이 찾아왔다.
패렴의 증상은 발열·기침·객담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을 때도 있지만, 65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폐렴에 걸리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패혈증 등으로 쉽게 악화하기 때문이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20~35%, 40~60%다.
김민기도 폐렴이 폐혈증으로 악하돼 지난 7월 19일(금요일) 오후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다음 날 아침 입원했다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암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폐렴구균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심부전과 패혈증 등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조카이기도 한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은 유족을 대표해 "댁에서 통원 치료를 하며 가족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많이 나눴고, (임종 때도) 가족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모두 만나고 잘 가셨다"며 "3~4개월 전부터 '그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기중학교와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동창 김영세와 함께 포크송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가수 활동을 했다.
이후 1970년 대표곡 ‘아침이슬’을 작곡하는 등 1970~80년대 포크음악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친구’ ‘상록수’ ‘작은 연못’ 등은 독재 시절 저항 가요로 애창됐다.
김 대표는 1991년 3월 15일 대학로에 극단 및 소극장 학전을 개관했다. 이곳에서 김광석 들국화 강산에 동물원 안치환 등 통기타 가수들이 라이브 콘서트를 가졌다.
대한민국 뮤지컬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김민기는 1994년 독일 그립스 극단의 작품을 한국적으로 각색 및 연출한 ‘지하철 1호선’은 2023년까지 8000회 이상 공연, 7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뮤지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가을 암 발병에 따른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공연장을 더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올해 3월 15일 학전 소극장의 문을 닫았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두 아들이 있다.
김민기는 아내 이미영(67)씨와 1985년 8월 서울 평창동 서울 미술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미영 씨는 1980년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때 국립극단에서 연극기획일을 맡기도 했다.
김민기는 친구의 소개로 아내 이미영씨를 1980년부터 알고 지냈다. 이미영씨는 1983년 국립극단을 나온 뒤 김씨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동요 레코드판을 내는 일을 공동기획하기도 했다.
둘 사이에는 장남 김종화 씨, 차남 김소윤 씨를 뒀다. 차남은 지난해 가을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