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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가 지난 7월 13일 이사회 승인을 받아 홍명보 전 울산 현대 HD 감독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하자, 대한축구협회의 무리한 '홍명보 지키기'라는 비난과 함께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수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축구팬들은 축구협회가 학맥과 인맥에 매달려 한국 축구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고려대 출신인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같은 대학 후배인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사임)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중용하고, 이임생 이사는 고려대 선배인 홍명보 감독을 싸고 돈다는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축구협회가 학맥에 연연해 한다는 지적은 2017년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2무 1패의 처참한 성적표을 받아온 홍명보 감독을 감싸기에 급급하다가, 마침내는 브라질 월드컵 3년 뒤인 2017년 홍명보 감독을 축구협회 전무이사에 임명하면서 축구팬들 사이에 '학맥이 한국 축구를 망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축구협회는 사실상 고려대 출신 임원이 장악해 왔다.
<고려대 출신 대한축구협회(KFA) 임원 현황>
1. 정해성 -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사임)
• 고려대학교 졸업
• 전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 국가대표팀 코치 경력 (KFA | 대한축구협회).
2. 이임생 -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
• 고려대학교 졸업
•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강사
• 전 수원삼성 감독 및 국가대표 선수 경력 (KFA | 대한축구협회).
3. 서동원 - 의무위원장
• 고려대학교 의학 박사
• 바른세상병원장
• 런던올림픽 국가대표팀 주치의 경력 (KFA | 대한축구협회).
4. 이윤남 - 윤리위원장
•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법률전문위원 경력 (KFA | 대한축구협회).
5. 강명원 - 이사
• 고려대학교 무역학과 학사
•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축구산업학 석사
• 전 FC서울 단장 (KFA | 대한축구협회).
6. 신연호 - 이사
• 고려대학교 학사
• 고려대학교 감독
• 전 단국대학교 감독 및 국가대표 선수 경력 (KFA | 대한축구협회).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임원 중 고려대 출신은 정몽규 회장,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사임),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 서동원 의무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강명원 이사, 신연호 이사 등이다.
역대 월드컵 참가 선수 현황도 비슷하다. 1986~2022년까지 대학별 월드컵 참가 선수 배출 현황을 보면 고려대가 29명(2022년 기준)으로 가장 많다.
특정 대학 출신 감독과 선수에 대한 칩착은 처참한 월드컵 성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4년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으로 축구대푵팀을 이끈 브라질 월드컵에선 한국은 벨기에·알제리·러시아와 H조에 속해 '최상의 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H조 최하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1승도 못 거두고 16강에서 탈락한 것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1무 2패) 이후 16년 만이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반감을 샀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소속팀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던 박주영을 발탁한 것이었다.
일부 팬들은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이 모두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학맥 축구' '인맥 축구' '의리 축구'라는 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브라질 월드컵에서 1990년 이태리 월드컵 3전 전패 이후 가장 처참한 실패를 맛본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대한민국 축구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이루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약속은 정확히 3년 뒤 브라질 월드컵 패장인 홍명보 전 감독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모시면서 공염불이 됐다.
<역대 고려대 출신 축구 선수 월드컵 참가 현황>
1.1986년 월드컵
• 차범근 (1972학번)
• 김종부 (1983학번)
• 조민국 (1982학번)
• 정용환 (1980학번)
• 노수진 (1983학번)
2. 1990년 월드컵
• 홍명보 (1987학번)
• 정용환 (1980학번)
• 조민국 (1982학번)
• 노수진 (1983학번)
3. 1994년 월드컵
• 서정원 (1988학번)
• 홍명보 (1987학번)
• 노정윤 (1989학번)
4. 1998년 월드컵
• 홍명보 (1987학번)
• 서정원 (1988학번)
• 이임생 (1990학번)
• 최성용 (1993학번)
• 노정윤 (1989학번)
5. 2002년 월드컵
• 홍명보 (1987학번)
• 최성용 (1993학번)
• 차두리 (1999학번)
• 이천수 (2000학번)
6. 2006년 월드컵
• 이천수 (2000학번)
• 박주영 (2004학번)
7. 2010년 월드컵
• 박주영 (2004학번)
• 차두리 (1999학번)
• 김정우 (2001학번)
8. 2014년 월드컵
• 박주영 (2004학번)
9. 2018년 월드컵
• 이재성 (2011학번)
10. 2022년 월드컵
• 조유민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를 기용하면서 정 회장의 '학맥 축구 행정'에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축구단체와 축구계 인사의 비판과 반발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지난 7월 12일 성명을 내고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 사퇴를 요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도자협회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하지 못한 채 독단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정 회장이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박지성, 이영표 전 국가대표 선수의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K리그의 레전드 이동국도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 대응이다. 누구보다 노력을 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다"라며 축구협회를 질타했다.
이천수도 “축구계가 가장 심한 꼰대 문화(를 갖고 있다)”며 “그거를 (박주호가) 혼자 싸우고 있는 거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했다.
한국 남자 축구가 과연 '학맥 축구' '인맥 축구' '의리 축구'라는 오명을 벗고 아시아 최강자로서의 진면모를 보여 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은 물론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